체코 사람들은 세계에서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십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1인당 연간 맥주 소비량은 체코가 142리터, 세이셸 115리터, 오스트리아 105리터였으며 한국은 46리터 일본은 43리터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체코인이 한국인에 비해 3배 이상 맥주를 마시고 있는 셈입니다.
황제가 사랑한 필스너 우르켈
체코의 필스너 우스켈은 보리의 고소함과 홉의 쓴맛이 조화를 이루어 강한 여운을 남깁니다. 필스너 우르켈은 체코 서부에 있는 플젠 양조장에서 1842년 처음 제조되었고 과거 프로이센의 영토였던 플젠은 독일어로 필젠이라 불렸습니다. 필젠에서 제조된 라거 맥주란 뜻으로 필스너 비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과거 맥주가 모두 상면 발효 방식의 진하고 무거운 에일 맥주였다면 담백하면서도 가벼운 라거 맥주로 세상에 첫 선을 보인 것이 필스너 우르켈입니다. 필스너 비어는 단시간 가열과 냉동을 통하여 효모를 죽인 뒤 걸러내기 때문에 투명하고 맑은 황금색을 띱니다. 이 기법은 파스퇴르 우유로 우리에게 친숙한 루이 파스퇴르의 연구에서 나왔습니다. 필스너 우르켈의 역사는 중세 유럽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병사의 사기를 돋우기 위해 전쟁터에도 오크 맥주통을 들고 다니게 했던 카를루스 대제는 유럽 곳곳에 수도원을 세운 뒤 이 중 30곳에 맥주 양조 시설을 설치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 전통이 1140년 프라하에 만들어진 스트라호프 수도원의 양조장으로 전해졌다 합니다. 카를루스 대제를 계승한 카를루스 4세가 1347년 로마 제국의 황제로 즉위하면서 보헤미아의 왕을 겸했는데 그는 흑사병이 확산되지 않은 프라하를 제국의 수도로 정한 뒤 노베 메스토와 자신의 이름을 딴 카렐 대학을 설립했습니다. 그는 또한 스트라호프 양조장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1842년 독일 바이에른 출신의 양조기술자 요제프 그롤을 초빙하여 출시한 맥주가 필스너 우르켈입니다. 플젠의 필스너 우르켈 공장 입구에는 2개의 아치로 된 고대 로마의 개선문 모양의 문이 있는데 공장 설립 50년을 기념하여 1892년에 세워졌습니다. 1989년 평화시위로 체코 공산당의 붕괴를 이끈 벨벳혁명의 영웅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도 필스너를 사랑했습니다.
120초의 기적: 기네스
기네스에는 황금하프가 새겨져 있습니다. 아일랜드 국가 문양인 하프는 아일랜드의 유구한 역사와 예술가와 전통을 상징합니다. 기네스와 아일랜드 국가 문양 하프는 모양이 같지만 손잡이가 반대로 그려져 있습니다. 기네스는 19세기 중반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국가 상징인 하프를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은 뒤 1960년 최초의 병맥주인 아이리시 하프 라거를 출시했습니다. 기네스 맥주는 100파운드의 유산을 물려받은 아서 기네스가 1752년에 양조장을 세운 데서 유래했습니다. 7년 뒤인 34세에 더블린 도심의 양조장을 9,000년 동안 단돈 45파운드에 빌린다는 내용의 계약을 더블린 시청과 체결했고 이는 기네스 역사의 시작이었습니다. 아서의 기네스 공장은 더블린을 동서로 흐르는 리피강에 인접하여 교통의 최적화였습니다. 1799년 기네스는 런던 항구에서 일하는 부두 노동자들이 맥주를 즐겨 마신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포터 맥주를 출시했고 이를 발판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는 그때까지 주력상품이었던 에일 맥주 생산을 중단하고 포터 맥주 생산에 집중했습니다. 아버지를 이은 벤자민 리 기네스는 사업을 확장하면서 모험을 단행합니다. 전통적인 맥주 제조법을 바꾸었습니다. 영국은 헨리 2세가 1171년 아일랜드를 정복한 이후 아일랜드에 세금을 엄격하게 부과했습니다. 맥주를 만드는 데 사용된 맥아에는 특히 많은 양조세를 부과했습니다. 본국인 영국의 막대한 세금정책에 반발한 기네스 2세는 싹을 틔운 보리 대신 양철판 위에 볶은 보리를 사용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서 착안했습니다. 큰 드럼통을 옆으로 눕힌 뒤 맥주보리를 가득 채워 로스팅하는 기법을 개발했고 이때부터 쓰고 탄맛이 나는 흑맥주가 기네스를 대표하는 브랜드를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영원한 라이벌: 하이네켄, 칼스버그
하이네켄과 칼스버그는 전통적인 라이벌이면서도 공통점이 많습니다. 첫번째는 잡내가 없고 산뜻한 맛을 내는 라거가 주력상품이며 두 번째는 두 기업은 부드러운 맥주를 생산하여 여성 소비자들까지 사로잡았습니다. 세 번째는 녹색 바탕 위에 빨간색의 별과 왕관으로 강조한 디자인이 주는 느낌이 비슷합니다. 하이네켄의 창업자인 헤라르트 아드리안 헤이네켄은 1863년 22살에 맥주 사업에 뛰어들었고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자금은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었습니다. 당시 네덜란드 사람들이 흔히 마시던 술은 맥주가 아닌 40도가 넘는 값싼 진이었고 이는 알코올 중독자를 양성했습니다. 헤라르트는 여기서 기회를 찾았고 독일에서 즐겨 마시는 맥주를 대량 생산하여 네덜란드의 레스토랑과 술집에 공급하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암스테르담의 양조장 데 호이베르크를 인수하고 설비를 도입하고 즐기는 술을 만드는 것으로 목표 삼았습니다. 그리하여 1869년 네덜란드 최초의 프리미엄 라거 맥주가 시장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칼스버그는 하이네켄보다 17년 앞서 탄생했습니다. 덴마크의 양조사 야코브 크리스티안 야콥센이 24세에 창업했으며 양조사출신답게 질 좋은 맥주를 만드는데 주력했습니다. 1904년 덴마크 왕실의 공식 맥주로 선정되었고 덴마크 왕실로부터 왕관 문양 사용을 허락받아 그때부터 물결치는 알파벳과 빨간색 왕관 문양을 로고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칼스버그는 매출액 기준으로 덴마크 모든 기업 중 상위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칼스버그의 주인공 카를
카를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예술품을 열성적으로 사들였습니다. 카를은 유명 조각가인 에드바르 에릭센에 의뢰하여 덴마크를 상징하는 안데르센 동화의 '인어공주 동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가 개인수집품을 모아 세운 곳이 코펜하겐의 칼스버그 글립토테크는 매년 40만 명 이상의 덴마크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Wine & Pub > Be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 아일랜드 맥주 문화 상식 (0) | 2021.04.24 |
---|---|
유럽 독일 영국 미국 맥주 펍 문화 (0) | 2021.04.22 |
맥주 발전 역사 발명품 (0) | 2021.04.21 |
유럽 맥주 역사 상식 (0) | 2021.04.20 |
댓글